일본/음식

[스크랩] [큐슈/유후인] <와라비노>에서 맛보는 료칸 가이세키 요리를 맛보다 !

牛行虎視 2009. 9. 11. 09:40

 

 

 

 

 

 

 

 

 료칸으로의 여행은 그야말로 "신선 놀음"이다.
좋은 물에 몸을 담그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것 이외엔 별달리 할게 없는 료칸에서의 하루는

 인간의 기본적 본성에 가장 충실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닐지..

 

그렇기에 료칸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뛰어난 자연" , "좋은 시설" 그리고  "맛있는 요리"를 들 수 있겠다.

 

 료칸에서는  "가이세키(會席料理)" 라 불리우는 정통 일본정식을 맛볼 수가 있는데

요리의 질은 그 료칸의 기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료칸 여행을 계획 하면서 필자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바로  "헤야쇼쿠(部室食)" 였다.

헤야쇼쿠란 식사를 방안으로 넣어 주는 것을 말하는데,

온천으로 나른해진 몸을 테이블밑 따뜻한 코타츠에 녹이며 맛보는 가이세키 요리는

그야말로 료칸 여행의 최대 묘미라 할 수 있겠다.

 

 

[따뜻한 코타츠가 덮여있는 방안에서 즐기는 헤야쇼쿠]

 

 

 

 

유후인 온천밀집지역에서 조금 떨어진 숲속에 위치한 <와라비노>는  

유후인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창작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그 계절에 맞는 재료의 특징을 살려 만들어내는 14가지 음식이 서브된다.

오늘 맛볼 메뉴를 직접 정성스레 종이에 적어 보여주셨다.

 

 

식전주와 사키쓰케 (전채요리,先付)

 

입맛을 돋구워 주는 식전주로는 비와사케(비파주)가 서브된다.

 "비파"는 수분이 많고 달콤한 과일이다.


비파로 담궈낸 술은 처음 접해봤는데 당도가 높은 포도주같으면서도 매실주의 느낌도 들었다.

 달콤하고 향긋한 느낌이 입안의 감각을 깨운다.

 

 

잘게 썰어낸 양배추를 식초, 가쓰오부시 우린물등에 새콤하게 즈케하여

가쓰오부시를 올려낸 요리

 

새콤하며 아삭한 양배추가 입맛을 돋궈주었다.

식전주로 자극받은 입안의 미세한 감각들이 더욱 살아나는 느낌

 

 

 

 

아주 깔끔하고 예쁘게 서브된 요리들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해 밑 준비부터 데코까지

매우 손이 많이 갈듯한 정성가득한 음식이다.

 

 장어로 속을 채운계란말이 , 밤절임, 콩절임,브로콜리, 타이(도미)다시마말이, 무초절임 

봄에 나는 유후인의 채소들을 사용해 만들었다고한다.

 

 

 

중간에 보이는 타이(도미) 다시마말이

다시마위에 싱싱한타이와 쪽파, 닥광,당근을 둥글게 말아냈다.

다시마향과함께 싱싱한 도미의 씹히는 느낌이 좋았다.

 

금박을 입혀낸 달게절인 콩

껍질을 얆게 남겨 절인 밤

 

모든 음식들이 재료의 싱싱함을 그대로 살린 건강한 느낌이다.

 

 

 

 

무척 맛있었던 장어로 속을 채운 계란말이

부드럽게 쪄낸 장어살을 계란으로 샌드해냈다.

 

장어와 계란은 참 잘어울리는 조화라 생각하는데

예쁜 만큼 맛도 좋았다.

 

 

쓰쿠리 (사시미, 생선회)

 

 

생선으로는 타이(도미) 부리(방어) 이까(오징어)가 나왔다.
대나무 용기에 아름답게 담겨져 나온 싱싱한 회
철만난 활어들의 싱싱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까(오징어) 였다.
큐슈지방이 오징어 산지로 유명하다는것은 알고 있었지만

전날 후쿠오카 이자카야에서 먹었던 이까도 그랬고, 이 날의 이까 역시 훌륭하다.


특이하게 뭉쳐져 있듯 서브된 오징어엔 칼집이 적당히 들어가 있는데

입안에 그대로 넣어 씹으면 쫄깃하게 씹히며 입에 착착 붙는 느낌이 든다.

 

아래 살짝 보이는 붉은색 허브는 베니타테(紅たで) 라 불리우는데 일본에서 활어를 낼때 곁들여지는 것이라 한다.

 와사비보다 매운맛이 강해 살짝 얹어 먹으면 회의 맛을 더욱 돋궈준다.

 또한 회의 비린내와 독소를 없애는 역할을 하는 허브로 알려져 있다고..

 료칸에서뿐만 아니라 회요리를 시키면 곧잘 곁들여 나오는 허브다.

 

 

  (국물요리)

 

"가부라무시"라고 설명해주신 맑은 국물 요리다.

국물위에 둥글게 갈아낸 무가 뭉쳐져 있는 형태로 떠있는데

무를 살짝 건드리니 부드럽게 풀어지며 속재료들이 보였다.

 

단맛이 느껴지는 무를 갈아쪄낸 은행.다시마,버섯등을 넣고 안쪽에 쪄낸 연어 조각을 감싸 말았다.
무를 풀어 따뜻한 맑은 국물에 먹는다. 담백하면서도 여러재료의 맛이 어우러진 따뜻한 국물요리

 

 

 무시모노( 유후인 야채찜요리)

 

유후인에서 생산한 각종 야채를 쪄내 돼지고기찜을 곁들여낸 요리

 

 

 

무,시금치,토란,당근,돼지고기를 보드라운 식감으로 촉촉히 쪄내고

그 위에 각종 재료를 넣어 만든 맛깔나는 보리된장을 얹어냈다.

 

촉촉하게 쪄낸 재료들이 고소한 보리된장과 잘 어우러지는 맛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낸다는 느낌이 바로 이런것이구나 싶었던 ..  

 

 

 메인 (분코규 스테이크와 토란튀김)

 

 메인으로는 유후인 근처의 "분코"지방에서 기르는 "분코규" 스테이크와

 토란튀김, 미즈나가 곁들여져 나왔다.

 

 

부드럽게 익힌 야들야들한 고기가 입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느낌이다.

 

 

 

곁들여낸 암염을 찍어 먹으면 육질 본연의 맛이 느껴진다.  

 

 

가니쉬 정도로 생각했지만

메인 스테이크 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것이  바로 이 "토란 튀김" 이었다

 

적정한 온도에서 바삭하게 튀겨낸 튀김은

겉에서 기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작은 암염 덩어리를 튀김옷과 함께 입혀 튀겨냈는데  

 파삭하고 씹힐때마다 안쪽의 토란의 부드러운 달콤함과 함께 짭조롬한 맛이 함께 느껴진다.

 

달콤함과 짭조롬함, 부드러움과 파삭한맛이

함께 느껴지는 튀김


 

하카타식 튀김 (유바,버섯)

 

유바와 버섯을 하카타식으로 튀겨낸 튀김요리다.

 

깨끗한 물이 있는 온천에서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유바는 

 두유에 콩가루를 섞어 끓여 겉의 얇은 껍질을 겉어 말린 것을 말한다.

 

유바를 그대로 먹었다면 입에 잘 맞았을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튀겨낸 식감은 개인적 취향이 아니었다. 

 

 

 

고마 나마스(해파리냉채)


해파리, 무, 당근을 냉채형식으로 무쳐낸 요리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참깨를 넣어 식초의 새콤한 맛과 함께 고소함이 느껴진다.

 

스테이크와 튀김을 먹고 다소 무거워진 입안을 정리해준다.

 

 

 

 

 

쇼쿠지(식사)를 맛볼 차례 !

갓 지어낸 따끈한 밥을 솥채 가져다 주셨다.


앞쪽에 스테이크를 포함한 거한 코스를 맛본 탓에

간단한 쯔케모노를 곁들인 밥엔 관심이 영 가질 않았던 필자.

 

쯔케모노는

오래 절이지 않고 오이와 당근, 버섯의

아삭한 식감을 그대로 살려 간을 강하지 않은 초절임류였다.

 

먼저 한두쪽을 집어먹어보곤 "싱겁다"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잠시 후 그 이유를 알게된다.  

 

 

 모락모락 김이오르는 밥을 담아내니

쌀에서 윤기가 좌르르르 흐른다.

우리나라의 쌀보다 길쭉한 모양의 쌀로 지은 밥이 반짝반짝 빛이날 정도다.

 

밥을 조금 집어 씹어보니 감탄사라 절로 나온다. 

"아니 ! 이거 밥에 무슨짓을 한거지?!"

 

  쫀득쫀득한 느낌의 밥알을 집어 입에 넣으면

입안에서 밥알이 확 풀리며 독특한 식감으로 씹히는데

씹을수록 단 맛이 느껴진다.

반찬없이 밥만을 먹어도 맛있다 라는 느낌은 처음이었다.

 

쯔케모노가 다소 싱거운 이유도 밥의 참맛을 느껴보라는 뜻이 아닌가 싶다.  

 

 

곁들여진 향긋한 양조간장을 살짝 부어 먹어보았다.

아...  세상 부러울게 없는 맛이다.

배부른지도 모르고 한 그릇을 이내 뚝딱 비워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와라비노>에서는 직접 재배한 쌀로 지어내는 맛있는 밥은

 맛을 보고간 많은 투숙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고...  

 

 

 

 

 

디저트 (아이스크림 or 셔벗)

 

디저트는 5종류의 아이스크림과 2가지 셔벗중에 고를수 있었다.

 아이스크림류도 궁금했지만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에게 여행후기를 신나게 자랑할던 때의 일이다.

 

 

 

필자 : 정말 5일동안 배고픈적이 한 순간도 없었다니깐 ! (우쭐)
가족들 : (그게 자랑이냐는 표정;;;)
어머니 : "그래서 ..딸은 5일간 먹은것중에 뭐가 제일 맛있었어??"
필자 : (자신있게) 밥이요!

 

"밥"이라는 대답에 가족들의 의아하다는 표정이란;;    

 

그러나 사실이 그랬다. 그만큼이나 <와라비노>에서 맛본 밥-_-맛(응?)은 굉장했다. 

필자뿐만 아니라 일행님들 모두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을 "밥"으로 꼽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저녁식사를 마친 우리들은 그 감동을 잊지못해 옹기종기 모여

얼마전 열광하며 봤던 일본 요리 드라마 <오센>8화를 돌려보며 "잘 지은 밥" 이야기를 밤새 나누었다 ;;

(오센 8화에서는 짚으로 화력을 조절해가며 제대로 지어내는 "밥" 이야기를 다루고있다)   

 

밥 이야기는 이쯤 해두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보자.

 

료칸에서 보여준 가이세키 요리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계절과 자연을 담아낸 정갈한 요리" 라 할 수 있겠다.

 

자연 속에서 온천을 하며 이런 음식만 먹고 살면

금새 신선이라도 될것 같은 느낌이랄까?

 

맛있는 요리와 함께 처음 경험한 헤야쇼쿠의 추억까지..

료칸에서 선물해준 정성 가득한 요리들은

그 날의 추억과 함께 우리들 가슴속에 영원토록 기억될 것이다.

 

원문 : "리미의 맛있는 상상" 리미 (www.rimi.kr)

글,사진,편집 : 레카미에 ( rimi.kr@gmail.com)

 

 

 

출처 : The Memory of Recamier
글쓴이 : 레카미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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